Vol.111_Meeyoung Kim
김미영이 즐길 때,
Editor_Jihyun Yi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예중, 예고, 미대라는 제도 속에서 노력으로 그리던 김미영은 유럽으로 떠나서야 제도의 갑옷을 벗어버릴 수 있었고, 그러고 나니 드디어 즐거웠다. 즐거움으로 그린 그녀의 그림은 첫눈에 그 경쾌함이 느껴지고, 어쩌면 작가가 춤을 추며 그린 게 아닐까 하는 상상에 빠지게 한다. 그림에서 고뇌하는 화가의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신이 나서 물감을 칠하는 어린아이만이 보인다. 유럽으로 유학 가서도 겨우 즐길 수 있었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한국 미술교육의 문제를 느껴야 하건만, 어쩐지 그동안의 억눌린 시간이 그녀 안에서 알맹이를 빚어 지금의 빛을 내고 있는 것 같다는 위험한 생각이 든다. 앞으로 김미영은 어떤 그림을 그릴까. 예측할 수 없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