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7_Dukhoon Gim
김덕훈, 한계 속에서 나아가기
Interviewed by Yi Jihyun
머뭇거리는 김덕훈의 태도는 그의 고집스럽게 이어지는 흑백 드로잉이 단호의 결과가 아닌 겸허한 체념임을 말해준다. 그의 그림은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건 아마 그의 정리되지 않은 마음에서 오는 듯하다.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 한계에 대한 체념, 표현해 내고 싶은 욕망과 가시지 않는 불안. 이런 사방의 감정이 김덕훈 안에서 뭉치고 흩어지며 말로 붙들기 어려운 뿌연 세계를 낳는다. 여기엔 흑과 백, 두 가지 색만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둘 사이에 무한정한 그림자가 있다. 그 그림자는 김덕훈이 표류하는 시간이며, 공간이고, 세계이며,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