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34_PARK SUNMIN

PARK SUNMIN

Interviewed by Kim Kieun

From Seoul, South Korea

지난 20여 년간 사진을 통해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작업을 해오셨고, 그 범위를 움직이는 이미지와 설치까지 확장하시게 되었습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공부하실 때 지도 교수였 던 아티스트 Rosemarie Trockel은 어떻게 영향을 주었고, 국내의 교육 환경과 어떻게 달랐 나요?

Rosemarie Trockel의 수업은 개인 인터뷰 위주로 한 학기에 한두 번 정도로 진행되어서 작 업의 주제와 방법을 스스로 찾는 심하게 자유로운 환경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교 수님은 세계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교수가 가르치는 것을 배운다기보다 작 가로서의 태도를 보고 배운 바가 컸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이 당시에는 좀 답답하기도 했 지만 배움이란 능동적인 필요에 의해 스스로 취할 때 자기 것이 된다는 걸 깨닫는 경험이었 다고 할까요. 그럼에도 Trockel이 했던 몇 가지 작업에 대한 제안이나 의견들이 그 당시에는 흘려들었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 무의식적으로 드러난 것들이 있어 신기하긴 합니다. 부 업으로 강의를 조금씩 하고 있지만 스스로 진짜 조심하려는 것 중의 하나가 가르치려는 태도 입니다. 학생들에게 작업이 가진 많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제안자이며 조력자이고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뭐가 옳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게 강하게 옳 다고 믿는 바도 없고요.

‘버섯의 건축’을 보면 버섯과 건축의 상관관계가 참 재미있습니다. 어떻게 접근하 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며, 건축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순수 자연이란 대체 뭘까?’라는 Naive 한 질문이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호기심이었 습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작업을 다양하게 해오면서 생태적인 내용의 작업들이 그중 한 맥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2015년 <근시정글>이라는 공존하는 생태계가 없 는 인공 자연에 대한 영상 작업을 하고 나서 강렬하게 들었던 질문이었습니다. 서 울에서 태어나 자라 도시환경 안에서 영감을 받고 작업을 해온 사람으로서 순수 자 연이라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그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그 경험에의 호기심 을 더 강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멀리 열대우림인 원시림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을 키 웠습니다. 도시는 편리하고도 결핍이 많고 풍요롭지만 불평등하고 너무나 많은 사 람이 살지만 결국 소수만이 살아남는 양가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커지면서 다양한 서로 다른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원시림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화산지대이 며 습도 높은 제주도 곶자왈의 탐험은 그런 의미에서 높은 종다양성을 가진 가까운 숲이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곶자왈 숲을 헤매다 발견하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버섯들은 그걸 어떻게 할지는 계획 없이 일단 계속 촬영해서 클립들을 모았습니다. 그런 지 1년여 되어갈 무렵 역시 곶자왈 숲을 헤매다가 이걸 어떻게 엮을 것인가 고 민하며 내가 취미로 즐겨 듣는 다양한 건축가들의 인터뷰 영상 링크들이 떠올랐고 그들의 건축적 서사를 버섯의 이미지에 얹어야겠다고 영감이 왔습니다. 버섯과 건 축은 자연과 문명 또는 예술이라는 메타포로 그 둘의 관계 대비는 다양한 질문들을 끌어내기에 적절했습니다. 건축은 나에게 추상적인 삶의 문제들을 구체적이고 논 리적인 언어와 형태로 만드는 점에 있어 늘 흥미롭게 보고 듣습니다. 추상적인 삶을 주관적인 시선으로 포착하고 표현하여 다시 소통해야 하는 순수예술가의 태도보다 더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언어와 형태로 풀어내는 건축가의 이야기를 명확해서 흥 미롭게 듣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건축가들이 말하는 건축이란 말에 괄호를 열어 예 술이라 대치해도 설득력 있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건축가들의 다양한 태도와 이상 들에서 내 목소리를 즉, 공감하는 바를 발견하면 밑줄 긋고 캡처해서 내 이야기로 엮어 작업 안으로 끌어오는 것입니다.

예술의 교육이 아티스트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시나요? 작가님의 경우, 처음 생물학을 공부하셨고 그 이후 조소를 공부하셨습니다. 생물학 공부가 지금 하시는 작업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요.

앞의 답변과 이어지기도 하는데 교육기관이 예술가가 되도록 해주는 건 없는 것 같 고 그 기관에서 얻는 건 네트워크라고 생각하며 작가로서의 연구는 스스로 하는 것 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가로 지속하기 위해 작업은 기본 중요하나 네트워크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임은 분명합니다. 어렸을 적 처음 꿈이 시인이었고 심해 다큐멘터리를 무척 좋아해 해양생물학자가 되고 싶었고 미술도 특히 좋아했고 음 악도 좋아했고 체육은 특히 구기종목을 좋아했는데 그런 꿈의 언저리에서 이과를 부모 권유로 갔다가 결국 겨우 찾은 과가 생물학과였습니다. 하지만 생물학과 입학 후 생물학 개론서를 펼치며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머리에 딴 거 하고 싶단 생각이, 특히 미술을 하고 싶단 생각이 강렬하게 나기 시작해 다시 입시미술을 준비하고 미 대에 갔고 지금까지 작업하고 있는데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이 작업 안에서 다 드러나 고 있습니다. 인생은 다 복선이란 걸 작업을 하면서 깨닫습니다. 그러므로 버릴 것 도 실패할 것도 없는 작업의 세계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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