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98_HATTCHERY

HATTCHERY

Interviewd by Park Seoha

From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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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Cute Anymore." 이제 더 이상 '귀여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티스트 hattchery는 귀여움과 그로테스크라는 극단의 무드를 결합해, 기묘하리만치 사랑스러운 '혼종'을 탄생시킨다. 2D와 3D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가 탐구하는 것은 정형화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미학이다. 수많은 디지털 콘텐츠가 범람하는 SNS 속에서 그의 작업물은 독보적이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과 서늘한 블랙, 레드가 뒤섞인 팔레트, 귀여운 생김새를 감싸는 일그러진 형상들. 이 모순 가득한 그림들은 선과 악, 그 이면을 동시에 지닌 우리 내면의 초상과 닮아 있다. 닮은 것에 이끌리는 본능처럼, hattchery의 괴물들과 닮아 있는 우리 안의 이중성을 함께 들여다보자.

먼저, <맵스>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림을 비롯해서 그래픽 작업, 입체 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는 'hattchery'입니다. 'hattchery'는 부화장(hatchery)에서 가져온 이름인데, 제가 새로운 생명체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업에는 그로테스크함과 귀여움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귀여움은 보호받아야 할 감정으로, 그로테스크는 배제되기 쉬운 감각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이 두 감각을 병치하는 방식으로 작가님은 어떤 질문을 던지고 계신가요?
귀여운 것에 열광하고 귀엽지 않은 것엔 공포를 느끼는 인간들의 모순에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요. 고양이나 강아지는 귀엽죠. 그래서 예뻐해 주고 지켜주고 싶잖아요. 그런데 반려동물과 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갑자기 바퀴벌레라도 나온다? 그러면 바로 제거할 수단을 찾게 돼요. 징그러우니까요. 저도 항상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계획을 세우지만, 스쳐 지나가는 벌레들에는 기겁을 합니다. 저 또한 인간이라 모순적인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하하.

작가님이 표현하는 ‘괴물성’ 역시 인간의 모순적 면모에서 비롯된 것인가요?
네, 저에게 '괴물성'은 인간의 모순을 꼬집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엇이 기형적이고 무엇이 정상적인 형태인지, 그 기준은 누가 정한 건지에 대한 질문이자, "이게 기형적이라고 누가 정했어? 이것도 예쁜 형태야" 라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바로 '괴물성'인 것 같아요.

연장선상에서,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경계 또한 지속적으로 탐구하시는데요. 이 또한 정상과 비정상을 갈라치기 하는 ‘정형화된 기준’에 대한 질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상'과 '비정상'에 많은 불만을 가졌던 것 같아요. 어떤 기준에 맞으면 정상,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건 비정상이라고 여기며 철저히 외면하는 현상에 의문이 많았습니다. 그런 반항 심리 때문에 제가 어느 하나를 '정상'이라고 규정하기보다, 그들이 말하는 기준에 반대되는 무언가를 제시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쩌면 반대를 위한 반대에 가깝기도 하고요. 모두가 믿는 기준이 틀린 건 아닐까, 잘못된 건 아닐까 항상 흔들고 싶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말하자면 거대한 자본에 의해 우리의 취향이 좌지우지되기도 하고, 근대 이후 서구 중심의 질서 속에서 형성된 미의 기준이 외모,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영역을 지배하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결국 우리가 무엇을 '정상'으로 받아들이고 무엇을 배제하는지를 결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일러스트를 비롯해 3D 작업, 액세서리, 오브제 등 다양한 방식을 다루고 계십니다. 작업의 방식을 확장해 나갈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제 성향상 하나의 방식을 길게 지속하기보다 여러 방식을 순환하며 작업해야 더 오래 이어나갈 수 있더라고요. 개인적인 흥미가 꽤 큰 기준이 되기도 하고, 좀 더 깊게 생각해보자면 "불친절한 작업 이미지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친절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어요.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어서 여러 방식을 시도해보는 부분도 있는데, 너무 가까운 건 아니고... 어느 정도 적당히 가깝게. 하하.

평면에서 출발한 이미지가 펜던트나 오브제 같은 입체 작업으로 전환될 때, 작가님이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순간이 궁금해요.
진부한 표현 같지만, 제가 상상하던 생명체들이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 가장 흥미롭습니다. 입체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형태를 갖추게 되면, 작업실에 들어오거나 나갈 때 작업물과 눈이 마주치는 느낌을 받는데 그게 하나의 '개체'로 다가와요. 저와 같은 공간에 실존하는 느낌이랄까요?

전혀 진부하지 않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될 때 꿈을 꾸는 기분이 들곤 하죠. 그림에서 펜던트와 오브제 작업으로 확장되면서 ‘괴물’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변주되나요? 평면과 입체에서 다르게 작동하는 요소가 있다면요?
'괴물'이라는 키워드로 인간들의 기준을 흔든다고 했었는데, 입체 작업으로 확장되면서 그게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 오브제의 손 위에 물건을 올려놓을 수도 있고, 생명체 형태의 펜던트가 사용자의 가슴팍에 붙어서 쳐다보고 있으면 거리가 더 가까워지니까요. 그런 느낌 있잖아요. 연예인을 TV로만 보면 하나의 가상 캐릭터처럼 느껴져서 쉽게 평가하게 되지만, 그 사람과 직접 일을 해보거나 친해지면 "이 연예인도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고 진짜 인간처럼 느껴지는 그런 거요. 제가 만든 생명체들도 사람들의 곁으로 다가가면서 더 쉽게 친밀감과 애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쉽게 인간의 기준을 흔들 수 있게 되는 거죠.

입체 작업은 작가님의 캐릭터 세계를 확장하는 도구에 가까워 보이네요.
생명체들이 눈을 깜빡이거나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장면, 괴상한 몸 구조가 인간들처럼 작동하며 움직이는 장면 등 평면 작업에서 보여주기 힘든 부분들을 구현할 수 있어서 3D 작업을 좋아합니다. 저에게 입체 작업은 세계를 확장하는 도구이자 조형적 실험이에요. 생명체들의 생동감을 연출할 수 있어 세계관도 확장되고, 생명체들이 서로 뒤엉켜 몸부림치는 찰나의 순간들이 조형적으로도 매력 있게 다가오거든요.

다양한 작업적 변주 가운데 특히 만다라 작업을 선택하신 배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복과 규칙성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감각이나 가능성을 발견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만다라 작업은 제가 고민이 많았을 때 "아예 새로운 걸 해보자" 라며 시작했던 훈련 같은 작업이었어요. 요즘도 계속해서 지향하고 변화하려는 방향인데, 세밀한 묘사나 정확한 투시감에서 벗어나 디자인적인 요소를 넣고 싶었습니다.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여기에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픽적인 요소나 좀 더 추상적인 느낌이라고 할까요? 어떤 단어로 말해야 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여튼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저도 사실 완벽히 이해는 안 되지만. 하하. 반복과 규칙성이 필수적인 그래픽 형태를 위해 만다라를 선택했고,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완전 만족스럽진 않지만 계속해서 그 '디자인적'인 지향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몇 달 전 MINI 코리아와 데우스 엑스 마키나 팝업 행사에서 라이브 드로잉을 선보이기도 하셨죠. 타임을 맞춰서 가지 못해 직접 뵙지 못했던 아쉬운 기억이 있어요. 라이브 드로잉 작업은 스튜디오에서의 작업과 어떤 점에서 다르게 다가오나요?
제가 정말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데, 어쩌다 보니 라이브 드로잉이라는 수단이 계속 옆에 있네요. 수줍음을 감내할 정도로 꽤 매력적인 행위라고 생각해요. 작업실에서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대중의 즉각적인 반응이 체감되어 흥미롭고, 사람들과의 거리가 빠르게 좁혀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자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작업 방식이 달라져도 작가님만의 아카이브와 정체성은 선명하게 유지됩니다. 그 일관성을 가능하게 하는 내적인 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주위 친구들끼리 자주 하는 말을 조금 순화하자면, 저는 제 작업을 ‘변을 보는 행위’와 같다고 말합니다. 배출이죠.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는데, "이런 이미지가 잘 소비되겠지?" 같은 생각보다는 그냥 제 내면을 가감 없이 담아 이미지를 만듭니다. 꾸밈이나 의도 없이 솔직하게요. 그래서인지 제 심리 상태나 환경에 따라 이미지가 조금씩 변할 때도 있지만, 그 변화 역시 일관적인 틀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대화를 나눠 보니, 작가님에게 '괴물'이라는 존재는 아트적 수단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괴물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 진부한 답변 같지만, 결국은 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저를 괴물에 대입해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사회에 나름 섞여 들어가려 노력도 해봤지만, 사실 거기에 맞추는 게 참 피곤한 일이잖아요. 그래서 작품 안에서만큼은 그런 것들을 내려놓고 제 안의 진실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전혀 다른 표현 방식이 있다면요?
항상 생각만 하고 있는데, 패브릭과 솜을 봉제해서 조형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해서 시작이 쉽지는 않지만, 그동안 사용하던 소재들과는 다른 촉감과 부피를 가지고 있잖아요. 작업이 차지하는 공간이나 작업 과정에서의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소재인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프로젝트나 준비 중인 작업이 있으시다면 함께 소개 부탁드려요.
요즘 작업 스타일을 바꾸려고 노력 중인데, 유화와 세라믹 작업이 지금 제가 지향하는 방향과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조금씩 연구 중입니다.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에어브러시나 시바툴 재료에서 벗어나 보려 해요. 나름 친환경적인 느낌이랄까... 무게감도 있고 더욱 손맛이 느껴지는 작업을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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