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7_Bram Demunter
Bram Demunter
From Knokke, Belgium
Interviewed by Cinja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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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게 되었나?
다섯 살 무렵 나는 반 고흐의 <담배를 물고 있는 해골>을 따라 그렸다. 비슷한 시기, 제임스 앙소르의 <오스텐트에서의 해수욕>을 본 순간은 내게 무척 중요했고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는 주머니에 알맞은 모든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돌, 작은 그림, 플라스틱 조각, 딱정벌레와 지렁이 등을. 어머니는 자연 잡지를 모으셨는데 난 그 안의 동물 머리들을 오려 정원 속에 숨겨 놓고는 야생 숲에 사는 상상을 하곤 했다. 이러한 것들의 조합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물들은 마치 그들의 포지션이 무언가를 상징이라도 하듯 철저히 지정된 구역에 정박된 느낌이 든다. 위치에 따른 큰 대비가 한국 영화<기생충>을 떠올리게도 했는데.
인간군상, 또 그들이 어떻게 서로 관계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기생충>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 ‘버블' 속 부조리를 환상적으로 그려냈다. 사회 불평등과 다원적 무지는 바다의 존재만큼이나 긴 역사를 갖고 있는 테마들이다. 이런 테마들을 간접적 방식으로 작업에 자주 담는다. 내 작업 속 인물들은 좀처럼 무얼 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그저 캔버스 위에 서서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볼 뿐이다. 나는 그들과 내가 한 그림에서 또 다른 그림으로 함께 산책하고 있다는 상상을 한다. 사람들이 공원이나 박물관에 가 걷듯, 나도 내 그림 속 인물들과 걸으며 노는 것이다. 내 모든 작업에는 테마가 있다. 이를테면 현재 나는 고고학에 빠져있다. 픽션, 논픽션 가릴 것 없이 고고학에 관한 많은 것들을 탐독하고 있다. 나는 이렇듯 내가 빠져있는 테마 속을 걷고, 내 그림 속 인물들도 나와 함께 걷는다. 가끔 그들은 그림 속에서 상호작용을 하기도 한다. 불을 지핀다든지 서로 사랑에 빠진다든지. 그러나 그들은 절대로 실제의 아이덴티티를 지니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한 폭의 순간에 레이어를 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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