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53_ZEBU
ZEBU
From Berlin, Germany
Interviewed by Cinja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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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린과 데니스, 지난 2020년은 여러분에게 어떤 해였나요?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가요?
데니스(이하 D) : 2020년은 정말로 미친 한 해였음이 분명해요! 정말 많은 변화와 문제, 슬픈 순간들이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들이닥쳤어요. 운이 좋게도 전반적으로 저희에게는 나쁘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여기 베를린에서 프리랜서 창작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커다란 수혜가 아닐 수 없죠. 한 해 내내 매일 작업실에 나가 작업할 수 있었고, 클라이언트들과는 이메일이나 영상 통화를 통해 소통했어요.
린(이하 L) : 대부분의 프리랜서들이 비슷한 경험을 겪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판데믹 초기 몇 달 동안에는 많은 프로젝트들이 취소되었습니다. 유휴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터프팅 머신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 러그를 만들어보기 시작했어요. 러그를 만드는 건 지난 몇 년 동안이나 저희의 위시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거든요! 드디어 그걸 이룰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새로운 기술과 자재에 몰입하는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Q. 둘 다 베를린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서로 처음 어떻게 만났나요?
D : 맞아요. 우리 둘 다 베를린 출생에 여기서 자랐고, 현재 베이스도 이곳에 두고 있죠. 린과 저는 그래피티와 어반 예술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처음 린을 만난 건 십 대 시절 펑크 콘서트장에서였어요. 거기서 만난 이후 틈만 나면 그림을 그리러 함께 쏘다녔습니다. 주로 버려진 건물이나 스쾃에 그래피티를 그렸죠. 같이 예술 학교에 진학하며 디자인과 예술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고 2015년부터 체부(ZEBU)라는 일러스트레이션 & 아트 듀오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Q. 체부는 색상을 대담하게 조합하고 위트 있는 스타일의 그림을 그려요. 작업의 영감은 어디로부터 오나요?
L : 체부의 시각 언어는 축소 지향적이며 추상적이고 볼드합니다. 우리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우리가 주위를 바라보는 시선과 동일해요. 예컨대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우리는 모양이나 형태를 축소해 추상화해야 할 필요성을 줄곧 느끼곤 해요. 불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제하고 사물이 가진 본질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이죠. 그런 창작 과정을 통해 작업은 더욱더 대담해지고 역동성을 지니게 됩니다. 작업에 있어 고정적 어젠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절대적 철칙이자 동기가 하나 있죠. 인체를 추상화하는 과정 중 어떤 형상도 특정한 젠더나 국적을 떠올리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우리의 작업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이 자기 자신을 그 안에 투영하고 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스테레오 타입이 아닌 다양성 넘치는 사회를 그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