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74_Kisnue

Kisnue

from Seoul, South Korea

Interviewed by Oh mi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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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누 반가워요. 이번 SOULBYSEL을 통해서 MAPS와 만나게 되었네요. 간단한 소개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MAPS 독자 여러분! 키스누의 송은석이라고 합니다. 80년대 신스팝의 언어를 기반으로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SOULBYSEL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첫 SOULBYSEL 컴필레이션 앨범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자연 스럽게 두 번째 컴필레이션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어요!

SOULBYSEL 취지를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지, 그리고 취지에 맞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나요?

처음에는 R&B 혹은 Soul 음악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정기 고 형께서 그런 개념 이상으로 ‘한국에서도 이렇게 멋지고 다양한 음악이 많다’는 걸 보여주자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런 방향성을 담은 큐레이팅 앨범이라는 걸 이해했고, 제가 제일 잘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어요.

2017년에 2인조부터 시작, 4인조로도 키스누 활동을 하다가 활동 노선을 솔로로 바꾸게 된 이유가 있나요?

솔로에서 듀오, 밴드까지 다양한 포맷을 겪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멤버 친구들도 다음 스 텝을 밟게 되었고, 또 다들 너무 멋진 모습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서 저도 키스누라는 이름을 ‘지금 내가 가진 새로운 기술과 실력, 해석으로 다시 표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같이 활동하던 친구들도 홀로서기를 흔쾌히 응원해 줬고 이번 앨범이 그 결과물인 것 같아요. 제 시작은 싱어송라이터였고, 제가 그때는 기술적으로 부족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은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음악에서 80년대의 복고적인 사운드를 기반해요. 레트로한 신스팝을 주 장르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어째서 80년대인지요.

키스누의 음악을 처음 접하신 분들은 제가 처음부터 80년대를 의도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그저 신디사이저의 소리가 좋아서 만들기 시작한 음악이었어요! 신디사이저 소리가 많이 쓰인 음악을 듣다 보니 자연스레 80년대 신스팝을 접하게 되었고, 80년대 음악에 빠져서 그 시대 음악과 문화의 문법 같은 걸 파고들었던 것 같아요.

SOULBYSEL Compliation 02에 수록된 곡이었던 가 MAPS 원픽으로 꼽혀요. 어떻게 해서 작업하게 된 곡이고 어떤 감성을 기반했나요?

원픽이라니 영광입니다(웃음). 곡을 작업할 당시에 평행 우주에 대한 엄청 유명한 영화가 상영 중이었고, SF 영화였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랑 이야기가 굉장히 감명 깊었거든요. 모든 사람이 살면서 이루어졌다면 좋았겠다- 하는 지나간 인연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 인연이 이루어지는 평행 우주 중 하나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우주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장르적으로는 제가 가장 자신 있고 잘 할 수 있는 신스팝 기반의 사운드로 채우고 싶었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소재가 ‘SF를 소재로 한 로맨스물’인데, 딱 그걸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현재 K POP신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키스누는 이 K POP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요?

K POP이라는 표현은 예전도 지금도 항상 저한테는 어려운 표현인 것 같 아요. 한국의 대중음악이 K POP인지, 아니면 특정 장르를 K POP으로 봐야 하는지. 전자로 정의된다면 대중음악이라는 기준은 무엇인지. 그렇게 파고들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저는 K POP신의 일부임과 동시에 한국 인디신의 일부이고, 그 동시에 전 세계 음악신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국적이나 장르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고, 그것의 가장 큰 수혜자가 지금 세대의 음악인들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로서, 제가 느끼고 겪은 감정들을 제 최선을 다 해서 음악과 음악에 근접한 형태들로 그걸 표현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 요. 그렇게 좋은 음악이 한 곡 한 곡 모이면 대중음악이 바뀌고, 그게 결국 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소망해요.

가사 대부분을 영어로 쓰시죠. 한국어가 많이 섞인다면 조금 더 대중들 이 쉽게 접해볼 수도 있을 텐데, 주로 영어 가사로 채우는 이유를 물어봐 도 될까요?

어떤 감정은 한글로 표현하는 것이, 어떤 감정은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때 에 따라 더 적합한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한글이 보다 더 함축적이라고 느껴져서, 한글로 가사를 쓸 때 제가 좀 더 간접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이번 앨범은 나오는 날 것 그 대로를 뱉은 가사가 많다 보니, 원형 그대로에서 나온 영어 가사가 더 많은 것 같아요. 한때는 ‘한글 가사가 더 수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접근으로 가사를 써 본 적도 있었는데, 그것도 그것대로 재미있었어요.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어요. 이상한 얘기죠(웃음)?

음악은 키스누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음악은 저에게 정말, 진심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들 중 하나에요. 저는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과 후 정말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껴요. 제가 보는 제 자신과, 제가 느끼는 제 가치부터 제가 타인을 대하는 자세, 저의 존재 의미까지 많은 것이 음악으로 재정의 되었어요. 음악으로 얼마를 벌고 얼마나 유명해지느냐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나는 이 세 상에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저를 크게 바꿔주었어요.

10월에 발매한 앨범 타이틀<A Dream of Wings> 에 대한 곡 소개도 부 탁해요. 리드미컬하고 신스팝의 특유 청량함이 느껴지는 곡이죠, 어떤 스 토리가 담겨있나요?

키스누의 음악은 많은 곡들이 분위기에 대비되는 가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곡도 그러한 편이고요.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은 너무 지루해서, 이런저런 위험한 모험을 해보고 추락하는 것이 나를 살아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는 내용의 곡이에요. ‘사람과 인연을 맺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 는 것은 끊임없는 비행을 향한 인간의 노력 같다’는 생각에서 착안한 전체 앨범의 틀 안에서는 ‘비행을 향한 노력’, 즉 ‘살아 있다고 느끼기 위한 노력’ 의 부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A Dream of Wings> 앨범 수록곡 중에 가장 의미 있는 곡 하나를 꼽자 면 어떤 곡일까요?

저는 역시 <Fall>일 것 같아요. 한 곡이라고 해주셨지만 <Fly>도 포함하고 싶은데요, <Fall>은 2012년에 작곡한 곡이고, <Fly>는 앨범 발매 한 달 전 에 작곡한 곡이에요. 두 곡은 정말 10년간의 차이가 있는 노래들이지만 하나의 같은 주제에서 쓰인 쌍둥이 같은 노래거든요. <Fall>을 쓸 때의 저는 제 마음을 화려하고 복잡한 코드와 세련된 표현에 감추다가 마지막에만 저 의 진심을 잠깐 비추는 데에 그쳤다면, <Fly>를 쓸 때의 저는 직관적이고 반복되는 코드에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진심을 조금의 꾸밈도 없이 솔 직하게 얘기했거든요. 23살의 송은석과 33살의 송은석의 성장이 그대로 드러나는 두 곡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음악적 기술은 지금에 와서야 <Fall>을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10년이나 지나고서야 그때 머릿속으로 생각한 편곡을 지금 끝낼 수 있었지만요.

2020년 11월 30일 앨범 발매 이후 1년 반의 공백기를 가진 것 같더라고 요. 공백기 동안에 무얼하셨는지 궁금해요.

공백기 동안은 다른 분들의 프로듀싱이나 작곡, 작사 일도 했고요. 외주로 다양한 편곡 일을 하기도 했어요. 세션 연주도 꽤나 했고요! 익숙하지 않 은 경험이었지만 저는 뭐든 경험해 보면서 성장하자는 주의라서,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즐겁지 않은 경험들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다 저를 성장하 게 해준다고 생각해서 그건 그거대로 괜찮아요. 그리고 그 공백기 동안 <A Dream of Wings>를 만들었어요.

평소 곡작업 외에 관심 있는 분야가 더 있나요?

음악이나 곡작업 외에는 영화, 드라마나 만화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영상을 많이 보면서 레퍼런스나 영감을 찾는 편이에요. 뜬금없는 곳에서 아이디어를 끌어오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하반기를 맞이해, 내년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더 들어보고 싶어요.

우선 11월 19일 예정인 쇼케이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어요!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하는 오프라인 공연이거든요. 긴장되는 만큼 설레고, 그만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리고 이건 저의 개인적인 욕 심이지만, 앨범을 또 발매하고 싶어요. 요즘은 싱글 단위의 발매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고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이 들지만, 수익이나 안정 같은 걸 떠나서 뮤지션이 전하려는 이야기는 앨범의 형태가 되었을 때 내러티브 가 생기고 그 서사가 완결이 지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앨범이 저의 지난 시간을 잘 담아주고, 다음을 준비해 주었듯이요. 힘든 일도 많았고,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만큼 더 좋은 앨범을 얼른 만 들어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거든요. MAPS 독자 여러분들께 이 렇게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어요! 다음번에 또 찾아뵙는 것도 저 의 큰 내년 계획 중 하나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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