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70_Summer soul

SUMMER SOUL

from Seoul, South Korea

Interviewed by Oh mi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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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 뮤지션으로 활동 중인 Summer Soul. 특별히 회사 에 소속되지 않고 활동하는 이유가 있을까?

사실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건 아티스트만의 고집 혹은 자존심 을 부리는 건 전혀 아니다. 단순히 썸머소울이라는 아티스트를 믿고 맡겨도 될 회사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런 회사만 찾는다면 들어갈 의향 100%.

무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기에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상시 존재할 것 같다.

이걸 답변하고 있는 지금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혼자 모든 것을 다 컨트롤하면서 아티스트로서의 자아와 업무 부분을 담 당하는 자아를 분리시키는 것이 너무 어렵다. 그래서 가끔은 내 가 아티스트인지 사업가인지 헷갈릴 때도 많아 방해가 된다. 온 전히 아티스트로서의 시간을 한번 가져 보고 싶다. 앞서 언급한 문제 때문에 자꾸 계산적으로 변하게 되어 많은 고민이 된다.

그런데도 디스코그래피 업데이트가 빠르다.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 하게 된 건가?

집에서 끄적끄적 노래를 만들고 흥얼거리기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 부터. 정식으로 데뷔 앨범을 냈던 건 2018년 스무 살이 되던 해였 다. 초등학생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아 무작정 연예인이 되고 싶 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변덕이 심한 내가 이렇게 오랫동 안 한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을지 상상도 못했다. 지대한 관심이 있었 기에 어릴 때부터 노래는 나와 떼어 놓을 수 없는 사이였고 나이가 들면서 본인만의 색깔과 취향을 찾게 되었다. 프로듀싱도 모두 독 학으로 배워 더욱이 진한 나만의 색을 보여 줄 수 있는 것 같다. 또 하고 싶은 음악과 아이디어들이 넘쳐 작업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듯하다.

이번에 'My World'라는 신곡으로 돌아왔는데 어떤 곡인지 짧게 들 어볼 수 있을까?

이번 신곡 ‘My World’는 ROMderful이라는 영국 프로듀서와 함께 한 앨범 ‘UTOPIA’에 들어 있는 타이틀곡이다. 이번 앨범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지상낙원에 대하여 썼다.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웃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유토피아 같은 세 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다.

ROMderful과 호흡은 어떠했나?

롬은 몇 년 전 사운드클라우드가 한참 붐이었을 때 자주 찾아 들었 던 아티스트다. 그때는 멀리서 ‘아 정말 좋다. 잘한다. 멋있다. 같 이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음악 을 하다 보니 어느새 서로 아는 사이가 되었다. 처음엔 한 곡만 만들 려고 호흡을 맞췄다 내가 녹음해 놓은 멜로디에 롬이 감명을 받고 함께 프로젝트 앨범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UTOPIA’! 나는 롬이 쓰는 코드 진행들을 정말 사랑한다. 어디로 튈 지 모르고 항상 새롭다. 나도 그런 사람이라 그런지 롬의 비트 위에 선 멜로디가 다채롭게 나온다. 우리는 어쩌면 정말 환상의 듀오일지 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다른 두 인종이 만나 이렇게 손쉽 게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또 이렇게 합이 잘 맞는다는 것도 정말 귀한 일이다. 다들 놓치지 않으셨으면 한다.

2018년에 데뷔하였다. 데뷔이래 5년이 채 안 되는 시기 대부분이 팬데믹 시대였고, 관중과 함께 즐기는 무대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별로 없었을 것 같은데. 그동안 팬들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있었나?

‘틴더’라는 곡으로 활동할 때 즈음이었나… 코로나가 심하게 터져 버렸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했다. 특히 ‘틴더’는 오프라인 활 동을 너무 하고 싶어 계획까지 다 세웠는데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 정이 취소되었고 결국엔 ‘틴더’를 공연에서 부른 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이때 ‘내가 준비되어도 세상이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했고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었다. 팬데 믹으로 인해 팬들과의 소통은 SNS로 열심히 하고 있다. 나만 혼자 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웃음)

올 초인 1월에 진행했던 단독 콘서트가 굉장히 본인에게 특별했을 것 같다. 또 단독 콘서트 계획이 있을까?

팬들을 마주한 지 정말 오래되어 갈 때쯤 단독 공연을 하게 된 거라 정말 특별했다. 준비도 정말 많이 했고 팬들도 너무 많이 보고 싶었 다. 나는 이상하게 항상 공연 첫 곡을 부를 때 눈시울이 붉어진다. 팬 분들을 두 눈으로 담을 수 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주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음에 벅찼던 것 같다. 단독 콘서 트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 섣불리 말씀은 못 드릴 것 같다. 그 렇지만 올해에 공연을 안 하고 지나갈 썸머소울이 아니지.

당신에 대해 검색해 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앨범 중 특히 My Christmas Day's For You와 November라는 곡을 추천을 많이 하더라.

사실 이제는 본인에 대한 객관성이 떨어져 사람들이 어떤 곡을 대표 로 나를 인식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저 두 앨범이 사람들에 입에 가장 많이 오른다는 것도 지금 처음 알았다. 역시 한국어 비중을 늘 려서 그런가? 아무리 쉬운 영어를 사용해도 한국어를 쓰는 것만큼 대중들에게 와닿는 건 없을 거 같아 의식하며 한글을 많이 썼다. 영 어로 노래를 쓰는 게 더 편하지만 나의 고향 한국 사람들에게 나의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사람들의 마음에 잘 닿은 것 같아 뿌듯하다.

그만큼 Summer Soul의 음색이 겨울에 난로 같은 따뜻한 느낌을 주어서가 아닐까. 겨울, 연말에 어울리는 음색으로 이름 안엔 여름. 왜 인지 독특하다. 활동명을 Summer Soul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나? 어떤 의미를 가진 이름일까.

열다섯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말레이시아로 유학을 갔다. 다들 알겠 지만 사계절 내내 여름만 있는 곳이다. 방에서 취미로 부모님 몰래 음악을 하면서 활동명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를 대표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 갑자기 여름이 떠올랐다. 내가 살았던 말레이시아 도 여름, 태어난 계절도 여름이어서 나의 고향은 여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여름은 예쁘니까. 영어로는 썸머. 이 단어를 단독으 로 쓰면 다른 단어들과 구분이 지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영혼을 넣 어 줬다. 그래서 썸머소울이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 겨울 노래에 내 목소리가 따뜻하게 묻어나는 이유도 내가 여름이라 그런 게 아닐까?

이름처럼 가장 좋아하는 계절도 여름인가?

여름 옷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름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위를 더 많이 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여러모로 여름이라는 단어도, 이미지도 전부 좋아한다. 그 리고 나의 생일이 있으니까!

비가 오는 날 듣기 좋은 곡들을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추천해 준다면?

비가 오는 날 나는 의외로 처지는 곡을 듣지 않는다. 유명 한 곡이라 다들 알겠지만 Carpenters의 Close To You. 비 오는 날에 정말 잘 어울린다. 이 흐린 날씨가 금방이라 도 걷히고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하고. Grizzly Bear의 Little Brother이라는 곡을 듣는 것도 정 말 좋아한다. 이 곡은 가사에 집중하기보다는 노래의 분 위기를 좋아한다. 어딘가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곡의 전개 처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이 가지 않아 하루가 즐거워진다.

앨범 재킷, 그리고 인스타그램 피드에 담긴 당신의 다양한 모습이 좋다. 힘을 빼고 준 모습이 극적으로 상반돼 팔색조 같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했다. 당신의 여러 모습들 중 어떤 모습일 때의 본인을 가장 좋아하나?

사실 나는 내가 꾸며진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얼굴이 계속 변하는게 너무 흥미롭다. 어 떤 사람들은 내 뮤직비디오 작업물을 보면서 두 뮤직비디 오에 인물들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올해는 이런 나의 특징을 활용해 작업물을 하 나 만들까 생각 중이다. 새로운 계획에 벌써부터 너무 신난 다. 어떨 땐 화장을 걷힌 나의 투명한 모습과 꾸며진 나는 속까지 완전히 다른 사람 같기도 하다. 평소에는 너무 덤벙 되지만 그것이 나를 사랑하게 될 이유라고 생각했다.

하는 것도 많고 보여줄 것도 많은 Summer Soul. 음악 말 고도 다른 영역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 같은 데.

얼마 전부터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음악적인 활동에 도 움이 되기 위해 시작한 거였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욕심이 나고 있다. 뮤직비디오를 넘어서 영화 출연도 해 보고 싶다. 소화해 보고 싶은 캐릭터들도 많고 연기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뮤직비디오에서 소리 없는 연기를 보여 준다면, 영화에서 연기를 하면 나의 음성까지 들어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다. 나의 존재 이유를 알려 줘야지 (웃음).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당신의 소울을 완벽히 즐길 준비가 되었다. Summer Soul, 그다음 스텝은 어떻게 될까?

일단 ‘UTOPIA’ 앨범으로 올 여름을 만끽해 주길 바란다. 아마 6곡으로 3달은 족히 버티고도 남을 것이다. 그만큼 좋은 곡들이 많다는 뜻이다(웃음). 그렇게 꿈같은 여름을 보내고 나면 썸머소울의 새로운 음악이 가을과 함께 기다 리고 있을 것이다. 그때는 또 다른 썸머소울을 마주하게 될 거다.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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