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0_K.D.YOON of T.B.O.S
K.D.YOON of T.B.O.S
Interviewed by Oh Minji
From Seoul,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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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윤경덕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여러 소재들을 해체하고 조합해 새로운 이미지들을 만들고 있는 윤경덕이라고 한다.
브랜드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
모든 의류 학도들이 그러하듯 나의 에고가 담긴 브랜드를 하나 만들고 싶었다. 졸업 이후 여러 습작들을 거치다가 첫 번째 의류 컬렉션인 ‘Back to Dust’ 시리즈를 공개하며 브랜드를 론칭하였다.
티비오에스에서는 어떤 정서가 담긴 옷을 보여주고 있나.
컬렉션이 나오는 당시 내가 집중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주저리 주저리 적어 놓는 일기장 같은 개념인 것 같다. 나의 어두운 면들을 주 테마로 잡다 보니 밝은 컬러들을 사용해도 좀 분위기가 어둡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눈에 익숙한 듯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티비오에스 옷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하게 들어보고 싶다.
처음부터 이번 컬렉션의 컨셉은 이렇게 가야지라고 결정해 놓지 않는다. 내가 할 이야기만 가지고 일단 관심이 있는 소재들을 많이 해체해 본다. 소재들을 쭉 나열한 뒤 그전 시리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좋은 포인트들을 찾는 과정을 가진다. 그러고는 어떻게 조립할지 결정한 다음 마무리한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여기까지이지만 추후 촬영 시 옷을 표현해 줄 모델 선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느 인터뷰에서 옷장에 남았던 데님 두 개를 하나로 합쳤던 것이 반응이 좋아 해체주의를 반영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들었다. 단순한 계기지만 지속적으로 이런 작업 방식을 고집하고 발전하려고 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재밌는 포인트의 질문이다. 첫 번째는 내가 이런 방식에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뭔가 삐딱한 시선이 있었다. 말을 잘 듣는 친구 같으면서도 '내가 왜 그렇게 해야 되나? '라는 질문을 달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형적인 디자인을 삐딱하게 비트는 작업들이 재밌게 느껴졌다. 두 번째는 이런 의류들이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 컬렉션을 만들고자 할 때는 이미 잘하고 있는 의류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특출나게 유리한 부분들이 없더라. 브랜드를 시작할 당시에는 이런 형태의 디자인이 많이 알려지지 않던 시기여서 오히려 이런 방식들이 경쟁력을 만들어 줄 거라 생각했다. 우려의 소리를 내던 지인들도 많았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더 도드라지게 만들면 분명 경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디자이너 윤경덕의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작업들이 나다운가. 나다움 안에서도 새로움이 있는가. 두 가지가 중요하다. 두 가지가 개념상 부딪힐 때가 있는데 뭐가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프로젝트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창의적인 일이지만 경쟁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경쟁에서 나오는 긴장감과 폭발력이 있다.
디자인 중 자주 겪게 되는 갈등이나 커스텀 작업 방식에서 오는 본질적인 한계점을 고민해 본 적이 있나.
이런 방식에 한계는 늘 느낀다. 그래서 어떻게 확장을 시켜야 할까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했었다. ‘해체와 재조합’이라는 단어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소재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만들어내는 이미지나 용도에도 한계를 두지 않게 되니 많은 부분들이 해결되었다. 지금은 기계를 뜯어 스틸 소재의 부속품을 찾아내고 가구를 해체해 목재의 부분들을 얻어낸다. 플라스틱 패브릭 고철 등 뽑아낸 소재들을 이용해 가구나 오브제 등 다양한 볼륨들을 만들며 한계점이라 생각했던 부분들을 해소하고 있다.
조던 서울을 비롯해 나이키 등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보였다. 협업을 제안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가장 고려하는 게 있나. 그리고 협업을 거절한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었다면, 혹은 있게 된다면 그 이유는 뭘까.
협업은 대부분 한다. 협업이기에 낯선 소재나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결과물을 맞춰내다 보니 나답지 않거나 만족도가 떨어질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 부분들이 좋다. 내 작업 방식 외에 전혀 새로운 방식들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부분들도 힘들지만 그것들로 인해 깨닫는 것 들이 많다. 그래서 특별히 스케줄상 문제가 없다면 협업은 진행하는 편이다.
맵스에서도 버려지는 잡지가 매달 많다. 환경적인 부분과 이런저런 이유로 골치 아픈 적이 많아 컨셔스 패션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들, 혹은 작가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종이로는 의류나 가구로 커스텀 하는 것이 많이 어려운지 말이다. 소재들이 가지는 특성 중 종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
종이는 이미 사용해 보았다. 신발 박스로 오브제와 설치미술 작업을 만들어 전시를 2회 정도 하였다. 작업실이 위치해 있는 광진구의 쓰레기 봉지로 옷을 만들어 본적도 있다. 소재에 제한은 없다. 소재를 탐구하고 어떻게 재밌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물리적인 시간이 걸릴 뿐이다.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나.
‘놓치는 게 없을까?’. 여러 방면으로 아무리 챙겨도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컬렉션이 2022 ‘CURVE 2.0’이다. 추후 새로운 시즌의 컬렉션은 언제 만나볼 수 있나.
항상 매해 겨울쯤 새로운 의류 컬렉션을 내려고 노력한다. 올해는 룩마다 협업을 진행하여 기존 방식보다 좀 더 신선한 형태의 컬렉션을 진행해 보고 싶다.
다음 컬렉션에 대한 테마를 조금 스포 해준다면.
글쎄 아직 스포 할 정도로 구체화되진 않아서 어렵다. 좀 더 수작업이 많이 들어간 옷들이 될 것 같단 정도? 원래 프로 스포일러라 건수가 있으면 말해 드릴 텐데 정말 아직 말할 거리가 없다.
티비오에스와 윤경덕 작가의 다음 스텝은 어떻게 될까.
당장 전시가 몇 가지 잡혀있어서 전시에 출품될 작업들을 소화해 내야 한다. 의자 시리즈들이 될 것이고 작년에 작업했던 가구 시리즈들 보다 좀 더 컴팩트하지만 디테일한 디자인들이 많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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