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2_Hyangro Yoon

Hyangro Yoon

From Seoul, South Korea

Interviewed by Oh Mi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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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윤향로 작가님. 작가님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이미지와 회화 만들기를 탐구하는 윤향로입니다.

작가님의 추상 회화를 감명 깊게 본 기억이 있어요. 언제부터 추상적인 것들을 다루게 되었나요?

작업을 시작했던 초기, 이미지를 차용하며 작업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추상 회화로 변주해 보자’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많이 봤을 이미지를 차용하며 작업을 진행할 때 최종적으로 관객이 볼 수 있는 이미지가 추상 회화의 형태이길 바라며 작업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업 가치관을 듣고 싶습니다. 제일 최근 전시 작품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최근에는 작년 개인전 <태깅(Tagging. 2022, Hall1, CYLINDER)>에서 발표한 작업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깅은 그래피티 1세대에서 보이는 특징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고,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행위기도 합니다. 문화적인 태도나 방식을 제 작업과 연결해가며 그 과정에서 생각한 흔적과 시간을 담는 회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주로 어떤 주제와 메시지를 담고 있나요?

이전 작업들은 이미지를 차용하고, 변주하고, 전유하는 방식이나 태도에 관심이 많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제 작업은 회화를 구성하는 물리적인 요소들과 이 구성 요소가 만들어가는 표면, 그리고 레이어의 형태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시각과 태도도 궁금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경험을 통해 아주 조금씩 인지하는 세상의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많은 것들을 잘 모르겠고, 궁금하고, 확정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작가나 작품은 무엇인가요?

시기마다 계속 영향을 받는 작가나 작품은 다른데, 최근에는 김뉘연과 앤 카슨(Anne Carson)의 시, 켈티 페리스(Keltie Ferris)의 몇몇 작품들, 그리고 주변 좋은 창작자들의 태도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특히 창작에 대해 집요한 태도에 가장 감명하는 것 같아요.

언제나 그렇듯 독자적인 작품들을 발표하고 계신데요, 대부분 작가님의 삶을 소재로 한다고 들었습니다.

회화라는 매체로 이미지를 다루는 태도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인데, 이런 고민은 평소 삶을 대하는 태도에 긴밀하게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삶의 여러 가지 조각들 중 ‘태도’는 살아가는 것을 증명하고 이끌어 나가게 하는 희미한 힘이나 빛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요.

작가님만이 가지는 작업에 대한 고충이 있나요?

작업할 시간이 늘 부족하고, 놀아야 작업을 잘 할 수 있는데 놀 시간도 늘 부족하다는 것이 너무나 큰 고충입니다. 매일 잠자리에 들며 하루가 너무 짧다는 생각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Screenshot'의 작업 수순은 어떻게 되나요? 유사 회화라는 개념이 이 작품으로부터 나오게 된 게 맞나요?

스크린샷(Screenshot) 시리즈는 2016년부터 시작해 회화를 다양한 미디엄으로 표현하며 작품을 발표하다, 2017년 ‘내가 만드는 전통에 가까운 회화는 어떤 제작 과정을 거쳐야 하나’라는 고민을 가지고 작업한, 제가 고민하는 화가의 태도와 그림 만들기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이 드러난 작업인 것 같습니다. 유사 회화라는 개념도 그 과정 중에 이야기하게 된 것이 맞아요. 물리적으로는 애니메이션에서 에너지가 이동하는 장면을 포착해 이미지를 변주하고 추상적인 회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작업의 가장 큰 순서였는데, 사실 ‘변주된 이미지가 무엇인가’보다는 ‘이 추상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어떤 태도로 회화를 만들어 가는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명명한 '유사 회화'라는 개념의 경계는 무엇일까요?

유사 회화는 회화의 범위를 확장하는 단어입니다. 제 작업이 초기 다양한 미디엄으로 ‘회화’ 내지는 ‘그림’의 형태로 구현이 될 때, 회화의 범위를 조금 더 넓게, 이 시대의 이미지 소비와 제작 방식과 같이 확장해 보고자 단어를 조합해 만들어 작품세계를 설명하곤 했습니다.

만화 애호가라고도 들었습니다. 만화라는 매체가 작가님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여러 방면의 창작물을 보고 즐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중 하나가 만화이기도 한데, 페이지 안에서 이미지와 텍스트의 구성 방식과 그것들이 조합되어 만들어지는 이야기 구조에 흥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정말 많은 콘텐츠가 도처에 있다 보니 만화책을 볼 시간이 점차 줄어 많이 보지는 못하지만, 여러 문화적 콘텐츠는 늘 현실 도피와 더불어 새로운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에게 회화는 어떠한 매체로 실현되어야 할까요?

2023년에는 ‘회화가 어떤 지지체 위에서 어떤 과정과 태도로 만들어지나’에 초점을 두고 작업을 해서, 주로 물감이 표면에 안착되는 과정을 회화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비슷한 생각이 시기마다 해마다 조금씩 버전을 업데이트하는 프로그램처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탐구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오일 페인팅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제가 하는 작업과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매체와 태도가 완벽하게 맞거나 이상하게 붙어버리는 지점을 발견하면 꼭 유화를 해보려고 합니다.

추후에 있을 작업이나 전시 계획이 있다면요.

지금 갤러리 ERD에서 7월 9일까지 <베리 젠틀 웻 클리닝(Very Gentle Wet Cleaning)>이라는 제목으로 조혜진 작가와 2인 전을 하고 있습니다. 8월에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개인전도 개최할 예정인데, 방문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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