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2_Kimsangwoo
Kimsangwoo
From Tokyo, Japan
Translated by Sarka Fencl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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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WELCOME TO MY MELANCHOLY>를 계획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상우. 요하네스와 처음 만난 건 8년 전 베를린이었는데 그때 둘 다 아직 미대생이었어요. 수년 동안 친구로 지내면서 서로가 아티스트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드디어 이번에 슈퍼마켓(Supermarkt) 갤러리에서 전시를 함께하게 됐는데 너무 기뻐요. 전시의 제목 <Welcome to My Melancholy>는 같이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시면서 우리 작업에 대해 나눈 대화로부터 탄생했어요. 우리 작업에서 같은 감정이 느껴진다는게 인상 깊었어요. ‘우울(melancholy)’이라는 감정이었죠. 서로 생각하는 우울의 정의도 굉장히 비슷해서 신기했어요. 우울은 슬픈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라는 뜻을 ‘나의 우울에 환영한다’라고 전시명을 지어 담아 봤어요. 무섭고 피하고 싶은 감정이지만 사실 그렇게만은 나쁜 건 아니니 우리가 보는 아름다움을 경험해 보시길 바라요. 요하네스. 상우가 말한 대로 오랫동안 같이 전시를 해보고 싶었어요. 친구로서도 그렇지만 우리의 미학적 감각과 우울의 아름다움을 보는 신념이 잘 맞는 것 같았어요. 이번에 슈퍼마켓(Supermarkt)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오미주와 조이가 도쿄에서 전시할 기회를 주셨어요. 2022년 6월 제가 런던의 왕립 미술디자인대학(Royal College of Art and Design)을 졸업했는데 그때 제 작품을 발견했다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개인전을 제안해 주셨는데 올해 스케줄이 너무 빡빡한 것도 있고 아티스트로서 존경하는 사람과 협업할 기회라고 생각했죠. 개인적으로 통하는 사람이면 더욱더 좋을 것 같았고요. 상우의 작품을 보여드렸을 때 갤러리 측에서 인상깊게 봐주셨고 전시를 함께하게 되었어요.
How did you end up planning this exhibition, WELCOME TO MY MELANCHOLY ?
Sang. Johannes and I have been friends for many years. We met in Berlin 8 years ago when we were still art school students. We have seen each other grow as artists so this exhibition at Galerie Supermarkt was a great opportunity to finally show our work together. The title WELCOME TO MY MELANCHOLY developed from a conversation we had over dinner and wine, delving into our practices. What stood out to us was a common feeling within both of our works - melancholy. We found it fascinating that we both had very similar thoughts on what melancholy meant for us. Rather than a sad feeling, melancholy can be beautiful, connected to feelings of vulnerability, fragility, and nostalgia… We both see these elements of life with such beauty. This is what WELCOME TO MY MELANCHOLY is about - we welcome you to experience an emotion that seems scary, that you might want to avoid… but actually, it’s not that bad. The exhibition invites you to see the beauty we see.
Johannes. As Sang said, we wanted to do an exhibition together for a long time because of our long friendship but also because we share the same belief that there is beauty in melancholy and fear. Oomizu and Joi, owners of Galerie Supermarkt, discovered my work by chance while I was still a student at the Royal College of Art and Design in London, where I graduated in July 2022. They offered me a solo show but my schedule was tight. Plus, it was a great opportunity to collaborate on this show with someone I value as an artist and have a personal connection with. Gallerie Supermarkt were very impressed when I showed them Sang's work and one thing led to another.
평소 어떤 작업들을 보여왔나요?
상우. 지난 몇 년 동안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왔어요. 저는 매체라고나 할까요, 하나의 표현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요. 하나의 매체만을 사용하는 아티스트들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에 가장 맞는 표현 수단을 때에 따라 선택하는 편이에요. 제3 문화권 어린이(third culture kid)로 자란 저는 요즘 정체성에 관심이 많아요. 6개월 때 영국으로 왔던 제가 느꼈던 감정, 힘들었던 경험 등을 비유와 은유의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어요. 비유로 말하자면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 보는 방법과 보는 행위 자체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눈과 시선, 보이는 것과 보는 것에 집착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눈은 영혼을 볼 수 있는 창문이에요. 눈은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죠. 그러니 여러분들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요하네스. 저는 기계의 팔다리와 정기가 노출되고 일상적인 물건들에 성적 매력을 부여한 정물화를 제작하고 있어요. 사회에서 꺼리는 주제를 탐색하고 있고 촉각을 이용해 기계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Lack> 시리즈의 경우에는 대형 기계의 디테일을 볼 수 있어요. 스틸과 크롬은 완벽하고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 소재이기 때문에 현대성을 상징하는 소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표면에는 금과 긁힌 자극도 있어요. 마치 끔찍한 사고에서 변형되고 파괴된 것 같이 보이죠. 발라드의 소설 <Crash>에서 나오는 충돌한 자동차처럼요. 원래의 깔끔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거의 다 사라진 것을 보면 기술이 인간을 구할 수 있다는 상상의 유토피아에 대한 의심이 생겨요. 대부분의 작품에서 표현된 재료는 인간이 만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부재가 느껴집니다. 인간은 그 자리에 없지만 인간의 영향이 있다는 모순을 작품에 담으려고 해요. 예를 들어, <Icon>이라는 작품은 어디서 본 것 같은 모양이 묘사되어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알 수 없어요. 화려한 컬러의 파격적인 작품 안에 그려진 것은 손일 수도 있고 촉수일 수도 있는데 익숙하면서도 낯선 인상이 있어요. 에로티카와 친밀감이 담긴 작품으로 기계를 촉각적으로 경험하는 듯한 효과가 있어요.
What have you been working on recently?
Sang. My practice has varied over the years. I don’t necessarily believe in one medium and while I have no reservations about artists who prefer to use a particular medium, for me, the message I want to convey usually drives the medium I use. Currently, my work revolves around my identity as a third culture kid, my experience of diaspora as someone who moved to the UK at 6 months old, the emotions and analogies, and metaphorical images that portray my experience of struggle. The gaze, perception, the way people ‘see’ - and even ‘seeing’ can be interpreted in so many ways, metaphorically speaking, which has created a fixation and obsession with the eyes or the gaze - of seeing and looking. The eyes are the windows to the soul. The eyes say everything… You just need to pay attention.
Johannes. In my work, the limbs and organs of mechanical entities lay exposed as sexualized still lifes of the otherwise mundane. My work veers toward the taboo and pushes the boundaries of what it means to engage tactilely with the devices we create. In the Lack series, I worked with details of large machines. In my opinion, the perfectly smooth and shiny texture of steel and chrome embodies modernity to its fullest. However, the surfaces show cracks and scratches, as if they have been deformed and destroyed in a dreadful accident – much like the smashed cars in Ballard’s novel Crash. Not much is left of their original clearness and beauty, which makes me question the utopian imagination of technology as a saviour of humans. In most of the works, you feel the absence of humans, even though the materials represented are human-made. In my work, I like to play with the contradiction of humans being absent while their impact is being felt. In Icon for example, a similar proximity is afforded but to what exactly is unknown. The vividly coloured extremity, somewhere between a hand and tentacles conjures a concurrent sense of familiarity and alienation. The work is laden with eroticism and intimacy and allows us to inspect these machines almost haptically.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하는 점이 무엇인가요?
요하네스. 이번 전시는 우리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김상우 작가의 작품을 방 한 쪽에, 요하네스 보시시오 작가의 작품을 반대편에서 전시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작품을 짝으로 전시하고 나란히, 위아래, 맞은편에 배치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작품마다 기술적인 표현 수단이 전혀 다르지만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들을 밀접한 관계로 연결하고 싶었고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 공동 작업을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두 방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설치 작품인데 꽃과 비슷한 모양의 자극적인 검은색 레디메이드입니다. 사실 런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데요, 실제 기능은 벽 위에 가로로 설치하고 사람들이 벽을 못 넘어가게 하는 장벽입니다. 저희는 그 장벽을 세로로 세워 공간을 지지하는 받침대로 만들었고 관람자들이 그 사이를 걸어갈 수 있게 했어요. 다시 한번 두려움과 우울의 모호함을 어떻게 다루고 싶은 건지 확인할 수 있게 말이죠. 어떤 의미에서 아름다움은 무섭고 두려운 것으로부터 있다는 것을요.
What is the focus of this exhibition?
Johannes. For this exhibition, it was very important for us to focus on our relationship with each other. We wanted to avoid presenting Sang Woo Kim on one side of the room and Johannes Bosisio on the other. We came up with the idea of showing most of the works in pairs: close together, on top of each other, facing each other, etc. to create a close relationship between works that are different in technique but share a similar atmosphere.
Moreover, we both wanted to create a joint work for the exhibition. This is how the installation piece spanning across the two rooms came to be. The aggressive black shapes reminiscent of flowers are actually readymades. They are used as barriers throughout London. Originally, they are placed horizontally on walls to stop people from climbing over but we have installed them vertically, so that they support the space and invite viewers to walk around them. Again, we played with the ambiguity of fear and melancholy and tried to find beauty in something frightening.
영감의 원천이나 작업에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이라고 말 할 수 있나요?
상우. 미술은 인생이고 인생은 미술이라는 것, 공감, 그리고 호기심. 요하네스. 제 삶을 둘러싼 콘크리트의 풍경.
What is the source of inspiration for your work?
Sang. Art is life, life is art. Empathy. Curiosity. Johannes. The concrete landscape in which I live.
특히 상우 씨는 모델로도 화려한 활약을 하고 있는데, 모델 활동이 작업에 영향을 어느 정도 주고 있나요?
상우. 과거에는 모델의 일이 작품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저에게 향하고 있고 제가 관찰의 대상이 되는 경험은 생각보다 저와 제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제 작업은 원래 자전적인 요소가 많지만 최근에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원래는 제 몸을 그리는 것을 지양했어요. 그 이유는 모델의 일을 했을 때 생긴 공포감 때문인 것 같아요. 모델의 일은 제 몸이 제가 원하는 대로만 보일 수 없거나 제 솔직한 모습을 들어내기가 어려운 직업이기 때문이에요. 다른 사람의 비전을 통해 제 자신을 보여줘 왔기 때문에 제 자신을 사람으로서 이해하고 누구인지 알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이유는 제 정체성과 신체적 모습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나 모델, 한국인이나 영국인으로서 남과 ‘다르다’는 저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거죠. 스스로를 마주해야 이런 이분적인 요소를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Sangwoo, you’re also active as a model. How has that affected your art?
Sang. In the past, I believed my modelling career and my artistic practice were completely separate. However, I’ve realised that the experience of being seen, viewed, or looked at has had more of an impact than I’d imagined. I’ve recently started painting self-portraits, and although all my work is autobiographical, I refrained from painting myself. I think it was rooted in an irrational fear I had from modelling, that the way my body was portrayed never truly represented me or the way I wanted to be seen. Having always been portrayed as a part of someone else’s vision has reinforced my need to understand myself as a person, and to know who I really am. Self-portraits are a reclamation of my identity and physical body, a way to present myself as the person I believe I am. I also want to share my experience of being seen as different, as an artist or a model, Korean or British, this or that. I believe that the only way to communicate this duality is by facing myself.
가장 관심있는 사회적인 이슈나 관점이 있나요?
상우. 이전 답변에서 제가 경험한 인종차별인 디아스포라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저에게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제 작품이 인종차별을 겪고 있는 이민자나 제3 문화권 아이들에게 와닿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자신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 피부 색깔이나 눈의 모양 때문에 차별을 겪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 그리고 아시아 사람들이 제 경험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요하네스. 미래지향적이고 기계적인 전자음악에 영향을 받은 베를린의 쾌락주의 클럽 문화를 경험한 저는 사람과 기계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문화적 사회적 소수자들은 성적 자유와 표현에 대한 욕구를 위해 테크노 음악의 기계적 리듬을 따라 일상 속 자신을 버리고 밤 생활 속에서 은신처를 찾습니다. 그것은 과잉 폭로 혹은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기계적인 춤들이 음악과 하나가 될 때 제 머릿속에는 벌거벗은 알몸과 전기가 흐르는 음악이 융합되어 거대한 기계가 형성된 것처럼 보였어요. 마치 기계적인 음악이 로봇처럼 움직이는 몸의 연료가 된 것처럼요. 이전에는 이런 환경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이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느낌은 저를 엄청나게 매료시켰습니다. 그 호기심과 흥미로움이 제 작품에 영향을 미쳤어요.
Are there any social issues or perspectives you are particularly interested in?
Sang. Earlier, I spoke about my experience of the diaspora and unfortunately, racism is a major part of it. I hope my work can speak to immigrants, third culture kids, and others who experience racism. Koreans who live in Korea might not understand the experience of feeling different or being treated differently because of the colour of their skin or the way that their eyes are shaped. I hope Koreans and Asians can learn about my and many other people’s experiences through my work.
Johannes. My involvement with Berlin's hedonistic club culture shaped by the futuristic and mechanical sound of electronic music sparked my interest in the relationship between man and machine. Nightlife can become a safe space for minorities who follow their desire for sexual freedom and freedom of expression through costumes, abandoning their everyday selves, and following the mechanical rhythms of electronic techno music. It’s an expression of excess. This mechanical dance becomes one with music. To me, it seemed as if a gigantic machine was created - a fusion of naked bodies and electrifying music. The mechanical music became fuel for bodies moving like robots. This environment felt unfamiliar and uncanny but it fascinated me immensely. This fascination found its way into my work.
어떤 메세지가 당신들을 여기까지 오게 했나요?
상우. 보는 것과 보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비주얼 언어를 통해 표 현하는 방법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요하네스. 상우에 동의해요. 새로운 측면과 문화, 사고방법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것, 이를 통해 우리의 시야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What message made you get here?
Sang. My curiosity about what we see and perceive, and therefore about the way we see things and interpret that through our visual language.
Johannes. I can only agree with what Sang says. We both have the desire to discover and the urge to get to know new facets, cultures, and ways of thinking in order to open up our minds.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어디에서 당신들의 작업물을 더 확인할 수 있죠?
상우. 현재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귀향’하는 기분이 들어 향수를 느끼네요. 10월 N/A 갤러리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이민자, 저와 같은 제3문화권 아이들이 한국에서 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각자가 제 작품을 경험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제 작품이 대화를 시작해 서로에게 배우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요. 내년 1월에는 아트 제네바(Artgèneve)에서 세바스티앙 베르트랑 갤러리(Galerie Sebastien Bertrand)와 함께 개인 부스를 열 예정으로 동시에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요하네스. 7월에 베이징의 타불라 라사 갤러리(Tabula Rasa Gallery)에서 열리는 그룹 전시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9월 23일 상하이의 브라우니 프로젝트 갤러리(Brownie Project Gallery)에서 중국 첫 개인전을 오픈하게 되었어요. 또한, 올해 하반기에 마르세유의 아트오라마(ART-O-RAMA) 페어와 상하이의 아트 021(ART021) 페어에서도 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요.
What's your next move? Where can we find more of your work?
Sang. I am currently preparing for my first solo exhibition in Korea, which marks a very sentimental ‘homecoming’ so to speak. It will open in N/A gallery in October. I hope many Koreans but also immigrants and third culture kids like myself get to see my work because the way each demographic experiences it might be very different. I hope the exhibition creates a dialogue and an opportunity to learn and therefore emphatise. Next year, I will have a solo booth with Galerie Sebastien Bertrand at Artgenève in January and simultaneously open a solo exhibition at the gallery.
Johannes. In July my work will be a part of a group exhibition at Tabula Rasa Gallery in Beijing and I am also preparing my debut solo show in China which opens on 23 September at Brownie Project Gallery in Shanghai. You can also find my works later this year at the ART-O-RAMA fair in Marseille and at the ART021 fair in Shang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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