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90_KWON XIU

KWON XIU

From Seoul, Korea

Interviewed by Ryu So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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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 작가님을 처음 접하는 MAPS 독자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XU: 안녕하세요, MAPS 독자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권시우입니다.

SY: 이번 전시 제목이 <난춘(亂春)>인데 어떤 의미일까요?

XU: <난춘(亂春)>이라는 주제가 현재 저희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말 그대로 ‘봄의 역설’을 뜻 하고 꽃이 피어나는 과정 속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 피어나려 노력하였지만 피어나지 못한 존재들의 이야기. 그리고 피어난 이들을 기억하고 사랑함과 동시에, 잊힌 시간들의 결핍된 이야기들까지. 단편적으로 아름다운 프레임만이 강조되어 화려함 뒤편으로 밀려난 우리의 삶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마치 '봄은 사계절 중 가장 잔인한 계절일지 모른다'라는 내용처럼 말이죠.

SY: 전시에 꽃이 많이 보여요,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나요?

XU: 저는 꽃과 사람이 많이 닮아 보인다고 느낍니다. 사람이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다르게 생긴 것과 같이 꽃도 모두 다른 모종의 색과 크기를 보이며 피어나기 위하여 수많은 시간을 견디고 버틴 후, 그곳에 닿아 피어났을 때 모두가 아름답게 봐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는 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꽃도 사람도 누군가에 의해 밟히고 꺾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어나기 위하여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 것처럼 저와 이 글을 보시는 피어나지 못한 이들에게 우리는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누구보다 아름다울 아직은 ‘이름 모르는 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SY: ‘여전히 피어나기 위해 노력하며, 아직은 어떤 꽃인지 단정 지을 수 없다’라고 하셨어요, 작가님은 어떤 꽃이 되고 싶으세요?

XU: 많이 보았던 꽃들도 가끔 길을 지나가다 보면 유독 어떠한 특정한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어 기억 속에 저장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저도 그러한 꽃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의 감정의 순간을 깨워서 울림을 주는 그런 꽃이고 싶습니다.

SY: ‘나의 작품은 나만의 일기장이다’라고 하셨어요, 이번 전시 작업을 준비하면서 어떤 감정을 제일 많이 느끼셨어요?

XU: 작업을 하면서 매번 동반되었던 감정의 핵심은 쓸쓸함과 공허함이었어요. 그 속에서 나아가려는 마음과 인정하고 표현하려는 마음들로 인해 결국 저도 아직은 피어나기 위한 과정 속에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SY: 자신의 고유한 컬러로 파란색을 선택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는 있나요?

XU: 우리가 생각하는 차가운 색 ‘BLUE’, 그리고 가장 높은 온도의 뜨거운 불꽃 ‘BLUE’. 파란색은 가장 차가우면서도 동시에 뜨거운, 이중적인 성격을 뛰고 있는 색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저와 많이 닮아 있다고 느껴서 고유의 컬러를 파란색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SY: 대중에게 어떤 작가로 남고 싶으세요?

XU: 어떤 이가 저라는 사람을 이야기할 때 ‘저 사람은 참 솔직 했고 파란만장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제 작업과 삶이 그렇게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Y: 아티스트로서 롤모델이 있나요?

XU: 오랫동안 롤모델이었던 아티스트를 생각하자면 제 왼팔에도 타투하였던 ‘앤디워홀’인 것 같아요. 미술시장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대중적으로 예술을 알렸고 많은 이들에게 편안히 다가갈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화가'와 '작가' 사이의 무언의 틀을 깨부수고 특정한 집단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경험과 가치를 주었던 활동에 저도 자극을 받았고, 앞으로 그렇게 행보를 보이고 싶어요.

SY: 작가 ‘권시우’가 지금 향하고 있는 방향은 어떤 곳일까요?

XU: 어떻게 보면 ‘난춘(亂春)’ 전시를 통하여 새롭게 닻을 내려 이제 항해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요. 목적지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저 또한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흘려보내는 파도가 아닌 물결과 흐름을 기억하고, 깊은 곳에서 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로 많은 이들에게 편안히 스며들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전시 활동을 비롯해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이야기를 전달하려 하니 많은 기대와 응원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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